흥국생명이 외화 신종자본증권 콜옵션(조기상환)을 행사하지 않았다. 시장에서는 최근 불안한 채권시장과 보험사의 RBC비율 규제를 원인으로 보고 있다. 흥국생명의 콜옵션 미행사 사태로 한국 금융사들의 외화채권 발행에 신뢰도가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외화 신종자본증권 콜옵션 의미
신종자본증권이란 주식과 채권의 성격을 동시에 지닌 채권이다. 주식처럼 배당이 있고 만기가 없거나 매우 길어서 영구채라고 부르기도 한다. 신종자본증권의 다른 중요한 특성은 재무지표를 산정할 때 부채가 아닌 자본으로 인정된다는 것이다. 이런 특성 때문에 은행과 보험사들이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여 자본을 확충하는 수단으로 사용하고 있다. 이런 신종자본증권을 외화표시 채권으로 발행한 것을 외화 신종자본증권이라고 하고 원리금과 이자 모두 외화로 지급된다.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할 때 통상 콜옵션과 스텝업 금리 조항이 붙게 되는데, 콜옵션은 채권의 조기상환을 말하고 조기상환을 하지 않으면(콜옵션 미행사) 금리를 올려 적용하는 것을 스텝업 금리라고 한다. 흥국생명도 이번 콜옵션 행사를 포기하면서 신종자본증권의 금리가 스텝업 되어 기존 4.4%에서 6.7%로 인상되었다.
흥국생명 외화 신종자본증권 콜옵션 미행사 원인
흥국생명이 신종자본증권의 콜옵션을 포기한 것에 대해 크게 두 가지로 분석되고 있다.
- 최근 불안해진 채권시장으로 인해 너무 높아진 발행 금리
- 조기상환을 위해 신종자본증권을 새롭게 발행할 경우 RBC 비율 악화 우려
두 가지 요인 모두 금리인상과 최근 레고랜드 사태로 급격히 불안해진 채권시장에 영향을 받았다고 할 수 있다. 채권시장 불안으로 인해 중소 보험사의 재무건전성이 악화되고 있다는 위기감과 높아진 시장 금리로 인해 차라리 콜옵션 행사를 포기하고 스텝업 금리를 적용받는 것이 더 이득이라는 시각이 상존하고 있다.
너무 높아진 채권 발행 금리
흥국생명은 당초 새로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여 조기상환에 필요한 자금을 마련하려고 했다. 하지만 채권시장 금리가 스텝업 조항(6.7%) 보다 높았고, 이런 높은 금리에도 수요가 없었다. 만약 시장이 좋았다면 별문제 없이 새롭게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여 콜옵션을 행사했을 것이다.
RBC 비율 유지 부담
RBC 비율이란 보험사가 가지고 있는 가용자본을 요구자본으로 나눈 값으로, 보험사의 재무건전성을 나타내는 지표이다. 즉, 보험계약자가 일시에 보험금을 요청했을 때 보험금을 제대로 지급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것이다. 금융당국은 RBC 비율을 150% 위로 유지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흥국생명의 지난 6월 말 기준 RBC 비율은 157.8%였고, 3분기 시장 금리를 고려하면 150% 아래로 더 악화되었을 가능성이 크다. 이런 상황에서 조기상환을 위해 새롭게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다면 RBC 비율이 더 떨어졌을 것이다.
콜옵션 미행사의 영향
채권시장에서 신종자본증권의 콜옵션 행사, 즉 조기상환은 암묵적인 관행에 가까웠다. 그래서 영구채라고는 하지만 사실상 콜옵션 행사 가능 기일이 만기와 같은 의미를 가졌던 것인데, 이번에 그 관행이 깨진 것이다. 금융회사가 콜옵션 행사를 하지 않는 것은 신뢰를 깨버린 행위로 간주되기 때문에 흥국생명이 콜옵션 미행사를 발표한 이후 국내 금융회사의 외화채 발행에 대한 신뢰도 하락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흥국생명의 현금성 자산과 태광그룹의 계열사인 점들을 고려하면 이번 콜옵션 미행사는 재무악화로 인한 것은 아닐 가능성이 커 보인다. 대형 금융지주들과 은행들의 유동성에도 문제가 없는 상황이라 금융위기로 번질 위험은 크지 않다는 전망이다. 하지만 레고랜드 사태로 인해 이미 채권시장에서 한국 채권에 대한 신뢰가 많이 떨어진 상황에서 이번 흥국생명 외화 신종자본증권 콜옵션 미행사는 당분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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